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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 제목 : 가정폭력 피해아동, 전학 못 가는 사연

      날짜 : 2015-07-22  /  조회 :1982
    가정폭력 피해아동, 전학 못 가는 사연




    [생각해봅시다]친권자 아니면 부모도 아닌가요

    정봉화기자


    ´친권자´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혼 여성이 자녀의 전학을 할 수 없는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.




    창원시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ㄱ(10) 군은 이달 들어 열흘 넘게 학교에 가지 않고 있다. 전학을 가지 못해서다. ㄱ 군은 지난 2012년 부모가 이혼하고 나서 아버지와 살았다. 그때부터 ㄱ 군은 아버지한테 자주 맞았다. 어머니 ㄴ씨와 만나게 해주지도 않았다. 그러던 중 지난달 학교로 찾아온 어머니를 보자마자 ㄱ 군은 눈물을 터뜨렸다.



    아버지와 살기 싫다며 우는 아들을 본 ㄴ씨는 ㄱ 군을 살폈다. 며칠 전에 플라스틱 야구방망이로 맞았다는 아들의 등과 허벅지에 멍자국이 선명했다. ㄴ 씨는 곧바로 ㄱ 군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고, 전 남편을 상대로 친권자변경 소송을 시작했다. 친권행사의 제한·정지도 법원에 신청했다.



    /일러스트 서동진 기자 sdj1976@


    그런데 ㄱ 군을 데리고 오면서 ㄴ씨는 뜻밖의 문제에 부딪혔다. 아이 학교가 ㄴ씨 집과 멀어 전학을 하려고 했지만 친권과 양육권이 있는 전 남편의 동의 없이는 안 된다는 게 학교 측 설명이었다. ㄱ 군 아버지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. 친권자 변경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적어도 몇 개월이 걸릴 텐데 그때까지 ㄱ 군을 학교에 보내지 않을 수도 없고 ㄴ 씨는 답답했다. 혼자 밥벌이를 해야 하는 처지여서 장거리 등하교를 시키기도 어려운데다 학교로 전 남편이 찾아가 ㄱ 군을 데리고 갈지도 걱정이었다.




    ㄴ 씨는 ㄱ 군이 다니던 초등학교와 교육청·아동보호기관 등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으나 대답은 한결같았다. 현행 법률상 보호자 동의 없이는 전학 또는 ´비밀전학´이 어렵다는 것이다. 가정폭력이 문제 되는 가정은 가해자를 피해 비밀전학 하는 경우가 많다. 주소를 이전하면 전학한 학교를 찾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주소지 이전 없이 비밀전학을 하려는 것이다. ㄴ 씨도 ㄱ 군의 전입신고를 했다가 자신의 주거지가 전 남편에게 드러나 이사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.




    초·중등교육법 시행령 제21조(초등학교의 전학절차) 3항에는 ´초등학교장은 학생의 학교생활 부적응 또는 가정사정 등으로 말미암아 학생의 교육환경을 바꾸어 줄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학생의 보호자 1인의 동의를 얻어 교육장에게 당해 학생의 전학을 추천할 수 있다´고 명시하고 있다.




   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도 ´가정폭력이 발생한 사실이 인정되는 때에는 피해아동의 보호자 1명의 동의를 받아 교육장에게 피해아동의 전학을 추천하여야 한다´고 돼 있다.




    문제는 ´보호자 1인의 동의´라는 부분이다. 여기서 보호자는 친권자나 법정후견인으로 한정하고 있어 ㄴ 씨는 보호자가 아니라는 게 교육당국의 해석이다.




    도교육청 관계자는 "ㄱ 군 사정은 안타깝지만 법률상 근거가 없어 교육장 재량으로 전학시킬 수 있는 게 아니다"며 "법률상 맹점이 있지만 법령이 바뀌지 않는 한 전학을 허용하기 어렵다"고 말했다.




    교육부 관계자도 "가정폭력에 따른 비밀전학은 소송 결과 무혐의로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상황에서는 법률적으로 문제 될 수 있다"며 "전학하려면 친권자 동의가 필요하다"고 말했다.




   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003년 ´친권자´가 아니라는 이유로 초등학생 자녀의 전학 요청을 학교 측이 불허한 것은 차별행위라며 친권자 한정 적용 관행 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.




    이러한 사례가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권고였고 당시 교육부는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.




    그런데도 1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기존 관행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이다.




    손명숙 변호사는 "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가 심각해질 때까지 손 놓고 있어야 하나?"라면서 "법률 근거를 좁게 해석할 게 아니라 가정폭력이 어느 정도 인정되면 아이의 안전과 학습권 등을 우선해 교육당국이 적극적으로 조치할 수 있어야 한다"고 밝혔다. 


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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